광해, 왕이 된 남자: 모두가 꿈꿔온 또 한 명의 왕이 있었다
때는 광해군 8년,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붕당정치로 혼란이 극에 달아 있던 시기였다. '광해군'(이병헌 역)은 즉위 후 붕당정치 때문에 항상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더구나 성격마저 포악한지라 중전(한효주 역)과 나인들 마저 그를 좋게 생각하지 못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이러한 배경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대신들은 광해의 처남 '유종호'(김학준 역)을 모반 사건으로 의심하고 상황은 심각해진다. 한편 '도승지 허균'은 비밀리에 광대 '하선'(이병헌 역)을 납치해 간다. 그는 왕을 흉내 내며 푼돈을 받고 살아가는 광대였다. 하선을 만난 왕은 외모를 신기해하며 연기를 시키고 대역을 하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밖에 나가서 내연녀인 안상궁과 함께 놀아난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원래 역할은 3일에 한 번만 하기로 약속이 돼있었으나 갑자기 실제 왕인 광해가 쓰러지면서 하신아 계속 왕 역할을 한다. 허균은 독에 중독된 왕을 궁 밖으로 옮겨 치료하게 하고 하선에게 돈을 주며 계속 왕의 대역을 하도록 한다. 그리고 '내관'과 함께 하선에게 왕의 역할을 가르치며 지내는데, 궁에 익숙하지 못한 하선의 엉뚱한 행동들 때문에 영화는 흥미로운 장면이 많이 나온다. 궁 밖의 광해는 독이 아닌 약에 취했다는 것이 밝혀지고, 이조판서(김명곤 역)의 사주를 받아 안상궁이 저지른 일로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이조판서는 안상궁을 죽여 증거를 없앤다. 이때 궁에서 하선은 사월의 딱한 사정을 듣고 '대동법'을 시행시키고 자결하려는 중전의 고통을 알고 오빠 유종호를 감싸준다. 이 일로 중전과 친해지지만 '도 부장'(김인권 역)의 의심을 사고,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줄거리는 위기를 맞는다. 갑자기 잘해주는 왕에게 중전도 마음을 열게 되는데, 수상하게 생각한 도 부장이 칼을 겨누며 하선을 추궁하기 시작한다. 이때 중전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는데, 도 부장은 잘못을 인정하고 자결하려는 자신을 살려준 왕에게 감동하여 충성을 맹세한다. 한편 허균은 하선이 마음대로 정사를 처리하는 것에 혼을 내고, 대신들은 중전을 몰아내려 하지만 광해는 끝까지 그녀를 지켜준다. 이후 이조판서가 광해와 하선의 관계를 알게 된다. 결국 중전도 사실을 알게 되고 하선에게 도망가라 하지만 사월은 절두사에게서 하선을 독살하라는 명을 받는다. 그러나 자신을 희생해서 독을 대신 먹게 된다. 이조판서는 대신들을 모아서 하선이 가짜 왕이라며 역모를 하려 한다. 허균이 이 사실을 알고 도망가려 하지만, 하선은 사월의 죽음을 밝힐 때까지 남겠다고 말한다. 결국 이조판서 무리들이 진격해 혼다. 숨 가쁜 순간 속에 진짜 왕이 나서며 이조판서의 무리들을 물리친다. 대역을 마치고 도망치는 하선을 쫓아온 도 부장은 추격 부대를 혼자 막아내며 장렬히 목숨을 바친다. 배를 타고 겨우 살아난 하선의 모습을 보고 허균이 존경의 표시로 인사를 올리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광해 영화의 역사적 사실
가상역사물을 원작으로 한 영화인지라 허구적 요소가 높지만, 당시 궁중 생활상에 대한 묘사는 기존 한국 사극들에 비해 세심히 표현하였다. 영화에 캐릭터 중 광해군과 중전 유 씨, 허균을 빼면 모두가 가상의 인물이다. 다만 천민이 아니라 선비이지만 하선이란 실존인물이 기록에 등장하기는 한다. 또 안 상궁은 실존 인물인 김개시를 모티브로 한 가공인물이지만 김개시와 달리 서인 세력의 밀정으로 왕에게 몰래 마약을 먹여 혼수상태에 빠뜨리는 짓을 했으며 중반에 같은 편이 보낸 자객에게 죽는다. 영화에서 나온 또 다른 역사적 사실을 다뤄 보자면, 이미 광해군 1년부터 시행되고 있던 대동법과 광해군 2년부터 시행되고 있던 호패법이 이 시점에서 시행 가부가 거론되는데 대동법의 경우 잠깐 시행했다가 곧 폐지된 것처럼 나온다. 대동법이 광해군 치세 내내 경기도에 한정되어 있던 것을 반영한 듯하다. 광해군 때 시행된 정책들이 광해군의 대역을 맡은 백성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식으로 극적 요소를 위한 왜곡이 있으나, 가상 역사적인 각색이라 할 수 있다. 초기의 좋은 왕이었던 시기는 착한 하선, 후기의 성격대로 국정을 망친 실제 역사인 부분은 진짜 광해군으로 돌아가는 모습으로 표현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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