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신작 영화
어제 영화관에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관람하였습니다. 슬램덩크는 레전드 농구 만화로 1억 2천만 부의 베스트셀러 만화입니다.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된 만화 슬램덩크는 어린 시절 만화책방에 가서 한 권 당 100원을 내고 단행본을 빌려 숨죽이며 만화를 보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 시절 우리는 친구들과 농구 경기를 할 때 '불꽃남자' 정대만의 3점 슛을 모방하여 슛을 쏜 후 펼쳐있던 손을 주먹 지으며 '나는 포기를 모르는 남자니까'라는 대사를 외치기도 했고, 리바운드를 잡을 때마다 강백호의 '난 천재니까'라는 멘트로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놀았었습니다. 당시 저를 포함한 또래 아이들은 슬램덩크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그런 슬램덩크 만화가 신작영화로 탄생되어 우리에게 나타났습니다. 한 번도 농구를 해본 적 없는 풋내기 강백호가 '소연'이라는 여자 캐릭터에 빠져 농구를 시작하게 되고, 북산 고교 농구부에서 겪는 성장 스토리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그가 어린 시절부터 농구를 시작하게 되는 과정을 회고하며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오키나와에서 형 준섭과 함께 1대 1 농구를 즐기는 초등학생 태섭은 형처럼 멋진 농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형은 지역에서 이미 유망주로 유명한 선수로 유명세를 떨칩니다. 어느 날 동생인 송태섭과의 농구 약속을 깨고 친구들과 낚시를 떠난 준섭은 영원히 동생과 어머니 곁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버지에 이어 형의 부재에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를 안고 학창 시절을 보낸 태섭은 아버지와 같이 떠나보낸 큰아들의 부재에 극심한 우울 증세를 보입니다. 결국 오키나와를 본토로 돌아온 태섭은 북산고에 입학하면서 새로운 농구 인생이 펼쳐지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역 예선을 뚫고 전국대회에 진출한 북산고는 전국 최고의 팀인 산왕공고와 결전을 앞두게 됩니다. 정우성, 신현철 등의 최고 선수들이 즐비한 산왕을 상대로 북산은 선수 후보층도 얇고 베스트 5의 실력도 현저히 떨어지지만 강백호의 투지를 필두로 경기 내에서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북산고교와 산왕공업고등학교의 농구 경기 배경을 바탕으로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해당 경기를 하는 중 각 인물의 과거로 넘어가 각각의 스토리를 그려냅니다. 종이로 인쇄되어 있던 산왕전이 살아 움직이는 실감 나는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했다는 자체로 이 영화는 높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농구에 청춘을 다 쏟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뜨거운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시간과 세대를 뛰어넘은 올타임 레전드 슬램덩크는 우리나라에서도 1,45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만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슬램덩크의 명대사는 알 정도로 세대를 넘나드는 높은 인지도와 대중성을 보입니다. 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내 거의 대부분의 남학생들이 봤다고 해도 무방한 슬램덩크는 그야말로 90년대 문화의 아이콘이었습니다. 이는 대학농구로 이어지고 드라마 마지막 승부에서 정점에 이르게 됩니다. 또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sbs에서 방영되었는데 아직까지도 박상민이 부른 주제곡인 '너에게로 가는 길'은 유명합니다.
영화의 흥미 포인트: 실감나는 영상미와 음악
슬램덩크의 새로운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각본과 감독에 참여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작화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전 슬램덩크 애니메이션과 달리 이번 영화는 에니매이션 스크린 질감이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캐릭터의 선이 굵고 배경은 수채화 풍입니다. 또한 캐릭터 각자의 개성은 유지하면서 감정이 드러나는 표정, 유니폼과 운동화의 생생한 질감, 그리고 캐릭터의 얼굴에 흐르는 땀방울까지 디테일하고 섬세한 표현력이 더해서 더욱 높은 완성도를 보입니다. 중간중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 OST 또한 긴장감 있는 농구 경기에 더욱 흥미로운 요소가 되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농구 경기 중 애니메이션 기법이 정말 실제로 농구경기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박진감 있는 음악과 연출 등 이 영화를 꼭 봐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영화 초반부 연필 스케치로 하나하나 완성되어 화면 밖으로 걸어 나오는 북산고와 산왕고 농구부원들의 모습을 마주할 때부터 이 영화에 대한 환호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 속 농구 코트는 엄청난 속도감 보다 정지된 순간의 정적과 그 안에서의 사유가 더 탁월하게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원작 고유의 정서는 살리면서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 감각에 새겨 넣은 풍부한 표현은 이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각본 있는 드라마를 두 손 불끈 쥐고 지켜보게 하는 연출의 완급조절이 탁월합니다. 보통 대부분의 영화는 원작의 재미를 그대로 살리고자 자막 버전영화를 더 선호하지만 이 영화만큼은 더빙 버전이 영화 관람평이 더 좋다고 합니다. 저는 자막버전으로 영화를 관람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더빙버전으로 한번 더 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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